[김형배]의 한말글 일깨우기(521): 한도, 한계
화물을 최대한 실을 수 있는 무게를 나타낼 때 ‘적재 한도’라고 해야 할까요, ‘적재 한계’라고 해야 할까요?
저수지에 저장할 수 있는 물의 높이를 나타낼 때 ‘한도 수위’라고 해야 할까요, ‘한계 수위’라고 해야 할까요?
‘한도’와 ‘한계’, 비슷하면서도 뭔가 다른 느낌입니다.
‘한도’와 ‘한계’의 사전 뜻풀이는 다음과 같습니다.
(1) 한도(限度): 일정한 정도. 또는 한정된 정도 ¶ 해외 투자 한도/참는 것도 한도가 있다./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./애초에 설정된 총사업비 한도를 넘지 않도록 예산을 짜 보시오.
(2) 한계(限界): 사물이나 능력, 책임 따위가 실제 작용할 수 있는 범위. 또는 그런 범위를 나타내는 선 ¶ 한계를 극복하다/한계를 정하다/한계에 다다르다/한계에 부닥치다/한계가 드러나다/인내심의 한계를 넘다/거대한 조직 사회 안에서 개인의 힘이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.
‘한도’는 ‘정도’의 뜻이 강하고, ‘한계’는 ‘최대 범위’의 뜻이 강한 것으로 보입니다.
화물 ‘적재 한도’나 ‘적재 한계’나 모두 최대로 실을 수 있는 양을 표현하지만 ‘한도’는 긍정적인 범위에서의 양을 표현한다면 ‘한계’는 더는 넘어서는 안 된다는 제약이 강한 표현으로 보입니다. ‘데드라인(deadline)을 ’한계선‘으로 다듬은 것과 견주어 보면 이해하기 쉬울 듯합니다.
’한도 수위‘나 ’한계 수위‘도 마찬가지입니다. 둘 다 더는 높이 올라가면 안 되는 물 높이를 표현하지만 ’한계 수위‘가 더 강한 제약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.
그러함에도 사람마다 ‘한도’와 ‘한계’에서 느끼는 정도가 각기 다른 듯합니다.[김형배]