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김형배]의 한말글 일깨우기(524): 마뜩잖다
마음에 별로 안 들 때 ‘마뜩잖다/마뜩찮다’라는 말을 씁니다. ‘마뜩잖다’로 써야 할까요, ‘마뜩찮다’로 써야 할까요?
(1) 마뜩하다: 제법 마음에 들 만하다
(2) 마뜩잖다: 마음에 들 만하지 않다.
‘마뜩잖다’는 ‘마뜩하지 아니하다’ 즉, ‘마뜩지 않다’의 준말입니다. ‘마뜩하지’가 ‘마뜩지’로 주는 것은 ‘오죽하지’가 ㄱ받침 뒤에서 ‘오죽지’로 줄고 뒤에 오는 ‘않다’와 결합하여 ‘잖다’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.
(3) 오죽잖다: 예사 정도도 못 될 만큼 변변하지 아니하다.
‘씨식잖다’라는 말도 있습니다.
(4) 씨식잖다: 같잖고 되잖다.
(5) 같잖다: 하는 짓이나 꼴이 제격에 맞지 않고 눈꼴사납다. / 말하거나 생각할 거리도 못 되다.
(6) 되잖다: 올바르지 않거나 이치에 닿지 않다.
‘적잖다’도 ‘-지 않다’가 줄어들어 ‘잖다’가 된 경우입니다.
(7) 적잖다: 적은 수나 양이 아니다. / 소홀히 여기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없다.
씨식잖고 같잖고 되잖아서 마뜩잖아도 오죽잖으면 그럴까 하고 마음을 비우자.[김형배]