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김형배]의 한말글 일깨우기(526): 운빨로맨스? 운빨(×)/운발(○)
드라마 이름에 ‘운빨로맨스’가 있었습니다.
웹툰(누리터쪽그림)으로 나왔던 것을 단행본과 드라마로도 소개한 것입니다.
처음부터 제목이 ‘운빨로맨스’였다고 합니다. 물론, ‘운발 로맨스’로 쓰는 게 정확한 표기이죠.
띄어쓰기 문제나 원저작물의 저작권은 차치하고라도 공영방송에서 이렇게 맞춤법을 무시하며 방송을 해도 될까 싶습니다.
오래 전에는 드라마 제목을 ‘착한 남자’를 ‘차칸 남자’로 표기해서 문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.
‘운빨로맨스’ 광고 문구에는 ‘내게도 주소서, 끗발 날리는 운빨을!’
이런 표현이 나옵니다.
재밌습니다.
‘끗발’에서는 ‘발’을 쓰고 굳이 ‘운발’을 ‘운빨’로 쓰는 까닭이 뭘까요?
‘자장면’을 ‘짜장면’으로 해야 더 맛있다는 것과 같은 맥락일까요?
‘운빨’로 해야 뭔가 ‘운’이 더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는...
‘운발’을 ‘운빨’로 쓰면 이와 관련된 ‘~발’도 모두 ‘~빨’로 적어야 합니다.
-발: 「1」(몇몇 명사 뒤에 붙어) ‘기세’ 또는 ‘힘’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¶ 끗발/말발
「2」(일부 명사 뒤에 붙어) ‘효과’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¶ 약발/화장발
‘끗발, 말발, 약발, 화장발, 조명발’이나 ‘빗발, 눈발, 서릿발, 햇발, 핏발’ 등을 ‘끗빨, 말빨, 약빨, 화장빨, 조명빨’이나 ‘빗빨, 눈빨, 서릿빨, 햇빨, 핏빨’ 등으로 쓴다면 어떻겠습니까?
‘눈발’이라고 쓰고 [눈:빨]로 발음하듯이 ‘운발’이라고 쓰고 [운:빨]이라고 발음하면 됩니다.
소리대로 적어야 사실감이 있다고 또는 된소리로 적어야 뜻을 강조할 수 있다고 된소리로 적어 버릇하면 우리말 문법을 어지럽힐 뿐만 아니라 소리가 자꾸 거칠어져서 우리 마음도 거칠어지고 각박해질 수도 있습니다.[김형배]
관련글: ‘말발’과 ‘이빨’ http://cafe.naver.com/hanmal/6483