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김형배]의 한말글 일깨우기(527): 그닥(×)/그다지(○)
우리 언어생활 전반에 줄임말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.
‘그닥’이라는 말을 자주 쓰시나요?
(1) 그닥 재밌지는 않았어.
(2) 남친이 그닥 좋지는 않아.
‘그닥’은 ‘그다지’와 비슷한 뜻이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습니다.
(3) 그다지
「1」(뒤에 오는 ‘않다, 못하다’ 따위의 부정어와 호응하여) 그러한 정도로는. 또는 그렇게까지는 ≒그리 ¶ 그다지 예쁘지는 않다. / 그다지 달갑지 않다. /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.
「2」(주로 의문문에 쓰여) 그러한 정도로. 또는 그렇게까지 ≒그리ㆍ그리도 ¶ 그 사람은 무슨 걱정이 그다지도 많은가?
「참고 어휘」고다지, 이다지, 저다지
‘그다지’와 함께 ‘이다지’, ‘저다지’라는 말도 있는데, 이 말들도 ‘이닥, 저닥’으로 쓰는 건 자연스럽지 않은 것 같습니다.
(4) 이 가슴에 심어준 그 사랑이 이다지도 깊은 줄은 난 정말 몰랐었네.
이런 노랫말이 떠오르는데요. ‘이다지’를 ‘이닥’으로 바꾸면 영 그 느낌이 안 옵니다.
아무튼, ‘그다지’를 줄여서 ‘그닥’으로 쓰는 것은 바른 표현은 아니지만, 우리가 ‘그닥’이라는 말을 자주 쓰다 보면 언젠가는 ‘그닥’이라는 말이 표준어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.[김형배]