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김형배]의 한말글 일깨우기(633): 찌질하다
주변에서 누군가 변변치 못한 행동을 하거나 할 때 ‘찌찔하다’라는 말을 씁니다.
‘찌질하다’는 표준어가 아니고 ‘지질하다’가 표준어입니다. 다만, 우리말샘에서는 ‘찌질하다’를 속된 말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.
찌질하다: (속되게) 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. ¶ 그들의 가장 큰 결핍은 자신이 얼마나 찌질한지 모른다는 것이다.≪씨네21 2008년 1월≫ 나는 찌질하고 쪼잔하게 싸우고 싶지 않고, 별지장 없이 살고 있다.≪헤럴드생생뉴스 2012년 4월≫
지질하다: 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. ¶ 섣불리 도망질을 치다가 붙들리는 날이면 지질한 목숨이나마 보전 못할 테니까….≪홍명희, 임꺽정≫ / 지질한 서방 믿어 보며 사는 계집처럼 가련한 자도 없을 거라.≪이문구, 장한몽≫
변변치 못하다는 것은 어떤 상태를 나타낼까요?
변변하다: 됨됨이나 생김새 따위가 흠이 없고 어지간하다.
어지간하다: 수준이 보통에 가깝거나 그보다 약간 더하다.
지질하거나 찌질한 것은 보통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겠네요.
지질하다와 같은 뜻으로 풀이하는 단어로 ‘초라하다’가 있습니다. 둘 다 ‘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’의 뜻이지만 ‘지질하다’와 ‘초라하다’는 그 쓰임이 다른 것 같습니다.
초라하다: 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. ¶ 초라한 처지. / 초라한 신세. / 효진은 문득 자기 존재가 한없이 초라하고 비참하게 느껴졌다.≪홍성원, 육이오≫ / 그녀와 함께 보냈던 지난 일야의 일이 더없이 초라한 것으로 의식되었다.≪이동하, 도시의 늪≫
초라스럽다: 보잘것없고 변변치 못한 데가 있다. ¶ 초라스럽게 행동하다.
변변치 못하여 찌질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게 변변하고 어지간하게 살아야겠습니다. [김형배]