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김형배]의 한말글 일깨우기(632): 헷갈리다, 헛갈리다
헷갈리다가 맞는지 헛갈리다가 맞는지 아리송합니다. 헷갈리다를 쓰는 사람도 있고, 헛갈리다를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.
‘헷갈리다’와 ‘헛갈리다’는 둘 다 표준어입니다.
헷갈리다
「1」 정신이 혼란스럽게 되다. ≒헛갈리다. ¶ 그 처자는 지금 정신이 헷갈려서 허방으로 가고 있는데 그냥 둘 수 없잖아?≪송기숙, 녹두 장군≫ / 반가움과 불안이 겹쳐 한순간 마음이 헷갈렸다.≪최일남, 그때 말이 있었네≫
「2」여러 가지가 뒤섞여 갈피를 잡지 못하다. ≒헛갈리다. ¶ 몹시 흥분이 되어서 그런지, 말이 이리저리 헷갈렸다.≪염상섭, 무화과≫ / 그 집으로 가려면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가 헷갈려 자주 길을 잃는다.
헛갈리다
「1」 정신이 혼란스럽게 되다. =헷갈리다. ¶ 느닷없이 딴소리를 하곤 하는 것은 마음이 줄곧 방심이 되고 헛갈리고 하는 표적이었을 것이다.≪채만식, 냉동어≫
「2」 여러 가지가 뒤섞여 갈피를 잡지 못하다. =헷갈리다. ¶ 공연 순서가 헛갈리다. / 나는 아무리 들여다봐도 그 두 개의 개념이 자꾸 헛갈린다.
사전 뜻풀이를 똑같이 하고 있고 용법으로도 차이가 없어서 두 단어는 동의어로 봐도 될 거 같습니다. 이 둘이 헛갈린다고 ‘헤깔리다’로 쓰면 틀립니다.
구글에서 찾아보면 ‘헛갈-’은 9만 2700개, ‘헷갈-’은 438만 개가 나오니 ‘헷갈리다’가 훨씬 많이 쓰이고 있긴 합니다.
여러분은 어떤 것을 쓰고 계신가요? 나중에 어떤 말이 살아남을까요?
이것이 옳은지 저것이 옳은지 헛갈리고 헷갈리지 말고 갈피를 잡고 살아야 합니다. [김형배]