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김형배]의 한말글 일깨우기(631): 시답잖다
‘시답잖다’는 말이 있습니다.
(1) 시답잖다: 볼품이 없어 만족스럽지 못하다. ¶ 그는 나의 제안을 시답잖게 여기는 듯했다. / 그는 음식을 맛보고는 시답잖은 표정으로 수저를 놓았다.
‘시답잖다’는 ‘시답지 않다’가 줄어든 말로, ‘시답다’는 ‘실(實)답다’와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. ‘시덥잖다’로 쓰는 일이 더러 있는데 이는 그릇된 표기입니다.
‘-잖다’가 붙은 대부분의 말은 ‘-지 않다’가 줄어든 말로 원래의 말과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.
(2) 남부럽잖다 - 남부럽다, 달갑잖다 - 달갑다, 오죽잖다 - 오죽하다, 올곧잖다 - 올곧다, 의젓잖다 - 의젓하다, 적잖다 - 적다, 점잖다 - 젊다
‘시답잖다’는 ‘실답다’나 ‘시답다’와 관련이 있습니다.
(3) 실답다: 꾸밈이나 거짓이 없이 참되고 미더운 데가 있다. ¶ 실다운 친구. / 실다운 이야기. / 실답지 않은 말.
(4) 시답다: (‘시답지 않다’, ‘시답지 못하다’ 구성으로 쓰여) 마음에 차거나 들어서 만족스럽다. ¶ 시답지 못한 생각. / 시답지 않게 생각하다. / 별 시답지 않은 소리를 다 한다.
그러나 ‘같잖다’나 ‘어쭙잖다’처럼 줄어든 말의 의미가 바뀌어 원래의 말과 관련성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.
<관련글> 같잖다: https://cafe.naver.com/hanmal/7381
어쭙잖다: https://cafe.naver.com/hanmal/6721
시답지 않고 시답잖은 것보다는 실다운 모습으로 살아야겠습니다. [김형배]