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김형배]의 한말글 일깨우기(584): 함박스테이크와 함박웃음
서양 요리 중에 ‘함박스테이크’라는 게 있습니다.
맞는 표기는 ‘햄버그스테이크(hamburg steak)’인데, 햄버거처럼 생겼다고 해서 ‘햄버거스테이크’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.
흔히들 ‘함박스테이크’라고 하는 건 아마도 일본식 발음의 영향이 아닐까 싶은데, ‘함박스테이크’라고 하면 환하게 웃는 ‘함박웃음’이 연상되어 나쁘지 않습니다.
우리말 ‘함박’은 ‘함박꽃’을 뜻하기도 하고 ‘함지박’을 뜻하기도 합니다.
함박 = 함박꽃. ¶ 그는 입을 함박같이 벌리며 웃었다.
함박 = 「1」 함지박.
「2」 (주로 ‘함박만 하다’ 구성으로 쓰여) 벌어진 입이 매우 크다. ¶ 합격 소식에 입이 함박만 해졌다.
‘함박꽃’은 ‘산목련’이라고도 불리는 ‘함박꽃나무’의 꽃을 가리키기도 하고, 작약의 꽃을 가리키기도 합니다.
함지박 = 통나무의 속을 파서 큰 바가지같이 만든 그릇
함박꽃처럼 크고 환하게 웃는 웃음을 ‘함박웃음’이라고 합니다. 북한에서는 ‘함박꽃웃음’이라고 한답니다.
또, 굵고 탐스럽게 내리는 눈을 ‘함박눈’이라고 하지요.
오늘 점심에는 함박스테이크를 먹고 함박웃음을 웃어 볼까요?[김형배]